- 감독 : 맷 리브스
- 주연 : 로버트 패틴슨, 조이 크래비츠, 폴 다노
- 관람일시 : 2022.03.12
- 별점 :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에 이어 새로운 배트맨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로버트 패틴슨이다. 더 배트맨에서 로버트 패틴슨은 매우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어느 부분에서는 크리스찬 베일보다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어두운 눈화장과 큰 체구는 배트맨의 이미지와 잘 부합한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공포를 무기삼아 어둠속에서 걸어나오는 로버트 패틴슨을 보면, 그가 어떻게 고담시를 지키는지 잘 보여준다. 또한 영화 중간 리들러가 자신의 아버지 토마스 웨인에 대한 의심을 품게 만들었을 때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고뇌 장면들도 인상깊었다. 더 배트맨 시리즈가 다크 나이트 3부작과 비교되었을 때 부족함은 많겠지만, 배트맨의 배역에 대한 부족함은 없다고 느낀다.
더 배트맨을 보면 액션 연출을 매우 공들여 촬영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어두운 분위기의 배트맨에 걸맞게 액션 장면들에 어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영화 후반부 클럽의 지하, 암흑 상태에서 총이 발사될때만 불빛이 생기며 싸움의 장면들이 간격을 두고 찍은 사진처럼 보여지며 관객들로 하여금 소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장면은 압권이다. 주로 맨손을 사용해 싸우는 전투들을 살리는 사운드 작업도 훌륭하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배트맨의 소신과 아직은 미숙한 그의 모습이 액션씬들에 잘 담겼다.
아쉬운 점은 배트맨과 합을 맞추는 캣우먼과 악당 리들러다. 특히 캣우먼은 이 영화의 큰 단점이다. 팔코네의 딸로써 시나리오에서 맡는 역할과 극의 전개에 있어서는 절절히 사용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캣우먼과 관련된 서사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두번의 키스신은 맥락이 부족했고, 배트맨이 왜 캣우먼이 클럽에서 한 차례 독단적으로 행동했음에도 그녀를 믿고 애정을 보여주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살해당한 시장의 아들에 대해서는 배트맨 본인과 연관지어 동정심을 느끼는 모습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캣우먼과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특히 고든과의 회담장소로 사용되는 배트맨의 로고가 있는 탑으로 캣우먼을 왜 쉽게 데려가는지 관객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리들러는 장단점이 모두 보이는 캐릭터다. 등장씬을 더불어 리들러를 연기한 폴 다노의 광기어린 목소리와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가 가장 광기를 잘 표현할 수 있고 표현해야 했던 배트맨과의 면회장면에서는 만족스러울 정도의 연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는 데어윌비블러드에서 폴 다노의 연기를 생각해봤을 때 아쉬움은 더 커진다. 그러나 후속작에서 나올 조커의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너무 광기어린 모습은 캐릭터가 겹칠 수 있어 지금과 같이 표현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든다.
마지막으로 작위적인 연출이 몇차례 있었다. 다시 말해, 감독이 선보이고 싶은 이미지나 내용에 도달하기 위해 인과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장면과 장치들이 몇 보였다. 집사 알프레드가 공격당한 후 배트맨의 자택의 바닥에 사진과 스프레이 페인트로 마인드맵을 그리며 추리하는 장면은 고뇌하는 배트맨을 하이 앵글에서 찍은 장면을 보이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보였다. 그러나 극의 전개에 매끄럽게 녹아들지 못한다. 후반 장면에서 배트맨이 전깃줄과 함께 물속으로 떨어지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다. 감독 배트맨이 전기줄의 아랫부분을 자르거나 투척형 무기를 던져 전기줄만 끊어낼 수 있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전깃줄과 함께 떨어지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배트맨의 이미지와 뒤이어 나오는 조명탄을 들고 물속의 시민들을 구조하는 이미지(어두운 고담시의 희망이 되어 사람들을 이끄는 모습)를 표현하기 위한 매끄럽지 못한 전개도구로 사용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슈퍼히어로 영화다. 배트맨을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부족함이 없는 연기를 선보였지만, 각본상의 완성도가 다크 나이트 3부작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조커가 메인 빌런으로 나오는 후속작이 더 배트맨 시리즈의 성공을 결정할 것이다.
'영화 비평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비평] 오션스 일레븐 - 스티븐 소더버그 (0) | 2022.07.06 |
---|---|
[영화 비평] 공동경비구역 JSA - 박찬욱 (0) | 2022.07.04 |
[영화 비평] 돈 룩 업 - 애덤 맥케이 (0) | 2022.07.03 |
[영화 비평] 탑건 : 매버릭 - 조셉 코신스키 (0) | 2022.07.01 |
[영화 비평] 존 말코비치 되기 - 스파이크 존스 (0) | 2022.06.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