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박찬욱
- 주연 :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 상영시간 : 1시간 50분
- 관람일시 : 2022.07.03
- 별점 :
공동경비구역 JSA는 남북의 특수상황을 정말 잘 살린 영화다. 공동경비구역과 판문점,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남과 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파고들어 그려낸 영화라는 점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훌륭한 연출
이수혁 병장이 지뢰를 밟고 갈대밭에 홀로 남겨졌을 때, 화면에 바람이 한차례 분다. 이는 수혁의 내적 동요를 나타낸다. 수혁이 북한군 두 명을 만나고, 살려달라고 말할 때 화면은 다시 갈대밭으로 전환되고 바람이 한차례 더 분다. 바람의 방향은 오경필 중사와 정우진 전사 쪽에서 이수혁 병장 쪽으로 분다. 이 장면을 보고 우리는 오경필 중사가 지뢰를 해체해줄 것을 미리 알게 된다.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면들은 영화 내내 나온다. 갈대밭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는 비유지만, 정말 참신한 표현들도 등장한다. 사건의 진행에 따라 정방향에서 역방향, 그리고 다시 정방향으로 전환되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대표적이다. 남과 북이 총을 겨누고 대치하는 것이 당시의, 그리고 지금의 시대 상황이다. 시대상에 반대되는 우정을 나눈 오경필과 이수혁은 카세트 플레이어의 역방향을 나타낸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른 남한 병사와 북한 병사 사이의 우정은 북한 상관이 등장하고, 카세트 플레이어가 다시 정방향으로 흐르면서 마법이 깨지게 된다. 또한 故 김광석의 노래가 흐르는 카세트 플레이어는 영화에서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나온다. 법무관이 끝내 찾지 못한 마지막 총알은 카세트 플레이어에 박힌 채로 강물에 버려진다. 짧았던 평화가 깨진 것이다.
장면과 대사의 짜임새
대사 한 줄마다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이수혁 병장의 부대원들과 상관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행군 중 지뢰를 밟아 낙오된 적이 있다는 말과 북한 초소 창문을 돌로 깨트린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온다. 이는 이수혁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실제로 일어났고, 이수혁이 그 상황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말해준다. 화면에 나오는 장면들 밖의 이야기들도 몇 마디의 대사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극 중 오경필이 총에 대해 말한 대사는 이수혁에 의해 반복되고 이를 통해 관객들은 극 중 인물들의 서사를 더 깊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엔딩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정말 10점짜리 엔딩이다. 우연히 만나 우정을 나눈 네 사람이, 우연히 찍힌 사진에 기록되어있다. 송강호를 중심으로 한 명씩 차례로 보여주며 마무리하는 연출도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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