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애덤 맥케이
-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 관람일시 : 2022.07.02
- 평점 :
개인적으로 블랙 코미디만큼 재미있는 장르가 없다. 절묘한 풍자는 관객들을 웃게 만듦과 동시에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현실의 문제들을 꼬집으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은 블랙 코미디의 특징이다.
영화는 인류의 종말을 받아들이는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천문학 대학원생인 케이트는 우연히 거대한 혜성 하나를 발견한다. 민디 박사와 혜성의 궤도를 계산해본 결과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보다 큰 혜성의 충돌은 인류의 멸종을 의미하므로, 이들은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 노력한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세상 각지의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그리하여 정보의 풍요 속에서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인류의 존망이 달린 혜성에 대한 뉴스는 라일리(아리아나 그란데)의 결별 소식에 묻혀버린다. 미디어 또한 마찬가지다. 민디 박사와 케이트는 혜성에 대해 알리기 위해 뉴스 방송인 데일리 립에 출연하지만, 그곳의 리포터들은 혜성에 대한 소식을 가벼운 발견으로 취급해버린다. 리포터들이 자신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자, 생방송 중 화내며 나간 케이트는 인터넷상에서 놀림거리(밈)가 되어버린다.
계산적인 정치
민디 박사와 케이트가 미국 대통령에게 혜성에 대한 사실을 보고했을 때, 대통령은 이 사실을 무시해버린다. 그러나 며칠 뒤 갑자기 이 둘을 다시 백악관으로 부르며, 혜성에 대한 대책을 세우자고 말한다. 이는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함을 깨달은 것이 아니라, 혜성을 막는 것이 중간 선거에서 승리하기에 유리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익을 위한 행동이 아닌, 지지율과 여론에 따라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정치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또한 초기에 핵을 통해 혜성의 경로를 바꾸는 계획이 변경된다. 혜성을 30개의 작은 운석으로 분할시켜 지구에 추락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혜성에 희귀한 광물들이 많아, 지구로 떨어지도록 두는 것이 이익이라는 계산이다. 문제는 혜성을 작게 폭파시키는 기술이 아직 검증된 기술이 아니며, 실패했을 경우에는 혜성이 그대로 지구와 충돌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실패한다면 전 인류가 멸종하고, 성공한다면 IT기업의 CEO인 피터 이셔웰만 더 부유해지고, 잔여 운석의 피해는 일반 시민들의 몫이 된다. 마찬가지로 공익을 생각하지 않고, 지배계층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다.
사회의 대립 구도
혜성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다가왔을 때, 민디 박사를 비롯한 사람들은 제발 하늘을 봐달라(Look Up), 혜성이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반대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하늘을 보지 말고, 저들이 하는 말은 거짓이라는 ‘Dont Look Up’ 슬로건을 내건다. 그렇게 사람들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진실은 중요해지지 않고, 내 편, 내가 속한 그룹이 이기는 것만 중요해진다. 이들이 쓰는 모자와 뱃지를 보면, 트럼프의 Make America Great Again 슬로건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결국 하늘에 있는 혜성이 너무 커져 무시할 수 없을 때까지 싸움은 지속되고, Dont Look Up 사람들이 두 눈으로 진실을 보고서야 혜성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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