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주인공의 이름인 엘로이즈는 요즘 흔히 쓰는 이름은 아니다. 60년대를 동경하는 주인공과 어울리는 예스러운 이름이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사운드트랙에 배리 라이언의 “엘로이즈”라는 노래가 있다. 사운드트랙에 맞춰 설정한 이름일 수도 있다.
2. 엘리는 60년대를 동경하는 인물이다. 60년대 노래들을 즐겨들으며, 60년대의 패션을 모방한 옷들을 직접 제작하여 입는다. 그렇기에 현시대를 살고 있는 런던의 대학생들과는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못한다. 엘리는 다른 시대를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숙사에서 나와 찾은 방을 한눈에 좋아했던 이유도 60년대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했기 때문이다.
3. 엘리의 방은 정말 잘 설계된 공간이다. 인테리어도 60년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밤이 되면 옆의 오래된 비스트로의 마늘 냄새가 공기를 채운다. 또한 비스트로의 네온 간판은 방을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채운다. 비스트로의 빛과 냄새가 방을 가득 채우는 순간, 그 방은 완전히 60년대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엘리가 경험한 60년대는 엘리의 생각만큼 환상적이지 않았다. 비스트로의 간판이 주는 붉은 빛은 엘리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등처럼 보이기도 한다.
4. 엘리는 죽은 어머니의 유령을 보는 사람이다.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했으며 자살했다는 대사가 있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엘리의 환영들이 실제로 벌어진 일인지, 엘리의 자의식 속에서 만들어낸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5. 바의 여사장은 이 술집 안에는 수십 년간 사람들이 웃은 기억밖에 없다고 말하며, 그 기억만으로 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엘리의 방은 술집과 대척점에 있는 공간이다. 수십 명의 사람이 억울하게 죽고, 제대로 된 장례 없이 묻힌 곳이다. 엘리는 방의 부정적인 기억에 취해 샐리의 환영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6. 안야 테일러조이는 이 영화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배우다. 나풀거리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춤추는 안야테일러 조이는 순식간에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60년대를 동경하는 엘리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60년대의 환영을 보고 매료되었을 것이다. 안야 테일러조이는 엘리가 느꼈을 감정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연기 또한 훌륭하며 중간에 노래하는 “Hometown”이라는 노래는 안야 테일러조이가 직접 부른 그대로 영화에 실렸다. 남자 배우에 티모시 샬라메가 있다면 여배우 중에는 안야 테일러조이가 차세대 스타의 재목이다.
7. 영화를 감독한 에드거 라이트는 음악을 정말 잘 사용하는 감독이다. 전작인 <베이비 드라이버>만 보아도, 에드거 라이트가 얼마나 영화음악에 조예가 깊은지 알 수 있다. 샐리, 엘리 그리고 잭이 번갈아 가며 춤추는 장면에 사용된 “Wade in the Water”와 할로윈 파티에 사용된 “Happy House”는 화면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본 사람들에게 사운드트랙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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