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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평문

[영화 비평] 미스틱 리버 - 클린트 이스트우드

by 버즈개미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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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 주연 : 숀 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
  • 상영시간 : 2시간 17분
  • 별점 :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

지미, 숀, 데이브는 보스턴 동네 친구들이다. 지금으로부터 25년전, 세 친구는 길거리에서 하키를 치며 놀다 데이브가 소아성애자에게 납치당하고, 나흘 후에 탈출해 나온다. 그리고 이 사건은 이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버린다.

 

 

<미스틱 리버>는 지미의 첫째 딸 케이티가 살해당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케이티의 살해에 대한 수사는 형사가 된 숀이 전담하게 되고, 데이브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데이브는 25년 전 납치를 당한 후 탈출했지만, 그는 이 사건을 완전히 극복해내지 못했다. 데이브는 영화에서 직접 자신을 흡혈귀에 비유하며, “한 번 물리면 몸 안에 남는다”고 말한다.

지미는 케이티의 죽음을 듣자마자 자신의 탓으로 죽었다는 것을 직감한다. 지미는 수년 전 자신을 밀고한 ‘그냥 레이’를 죽였고, 레이의 총이 다시 케이티를 죽이게 된다.

 

적당한 추리물, 찝찝한 결말

<미스틱 리버>는 케이티를 죽인 진범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추리물이다. 데이브 손에 생긴 상처와 차의 혈흔, 그리고 살인에 사용된 ‘그냥 레이’의 권총 중 어떤 증거가 진실인지, 영화는 교차편집을 사용해 천천히 접근한다. 물이 빠진 듯한 칙칙한 색채, 세 주연의 흡입력 있는 연기,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차분한 연출이 어우러져 영화는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잘 표현한다. 정보를 미스틱 리버 앞에서 데이브과 지미가 대치하는 장면과 브렌던의 집에서 레이와 존이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이 교차될 때 고조되는 긴장감이 일품이다.

 

 

그러나 흥미진진한 전개에 비해 애매모호한 결말을 가지고 있다. 데이브가 지미에게 죽은 이유는 아내 셀레스트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소아성애자를 때려죽인 일을 아내에게는 강도를 만났다고 둘러댔고, 이를 의심하기 시작한 셀레스트는 지미에게 가서 데이브가 케이티를 죽인 것 같다고 말한다. 부부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해 비극을 맞은 것이다.

영화 내내 숀은 자신을 떠난 아내 로렌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전화를 건 로렌은 항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는다. 그녀는 숀이 “당신을 밀어내 미안하다”라며 자신의 진심을 전하자,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마지막에 퍼레이드를 관람하는 장면은 정말 기이하다. 박수치며 관람하는 지미와 숀의 가족과 대비된 셀레스트의 모습은 정말 애처롭다. 이 장면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데이브를 죽인 지미와 이를 알면서 묵인한 숀은 가족과 잘 살아가고, 억울하게 남편을 잃은 셀레스트만 불행한 상황으로 연출된다. 등장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선량한 사람만 피해를 입은 찝찝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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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다시 영화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에서 미스틱 리버라는 강은 결말 부에 처음 등장한다. 지미가 데이브를 죽인 뒤, 시체를 미스틱 리버에 수장시켰으며, 수년 전 ‘그냥 레이’도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데이브가 죽인 소아성애자도 미스틱 리버에서 발견된다. 미스틱 리버는 지난날의 과오가 흐르는 곳이다.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곳이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과거의 망령들은 수면 밑에 있을 뿐, 주인공들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냥 레이’의 권총이 케이티를 죽였듯이 데이브의 망령도 언젠가 지미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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